커뮤니티
-
전생 체험 기계의 오류
자유지루한 일상에 지친 민아는 '전생 체험' 기계에 올랐다. 화려한 공주나 위대한 장군이 되길 기대하며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눈을 뜨자, 그녀는 비좁고 어두운 곳에 갇혀 있었다. 주변은 온통 푹신한 솜으로 가득했고, 밖에서는 "어머, 우리 솜뭉치 인형, 정말 귀엽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기계 오류로 민아는 공주가 아끼던 '토끼 인형'의 삶을 체험하게 된 것이었다. 하루 종일 아이의 손에 끌려다니고, 밤에는 침대 구석에 던져지는 신세. 민아는 평범한 지금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1184 -
무인도 편의점
손익인증보트를 타다 길을 잃은 현수는 무인도에 도착했다. 절망에 빠져 해변을 걷던 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섬 한가운데 'CU' 편의점이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이었다. 자동문이 열리자 인공지능 로봇 점원이 상냥하게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 길 잃은 고객님. 삼각김밥은 유통기한이 임박하여 1+1 행사 중입니다." 현수는 얼떨결에 삼각김밥과 바나나 우유를 계산하고 나왔다. 망망대해 위 외로운 섬에서 맛보는 편의점의 맛. 현수는 어쩌면 이곳이 천국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1348 -
길 잃은 그림자의 하루
가입인사어느 맑은 날, 철수는 공원에서 뛰놀다 그만 자신의 그림자를 잃어버렸다. 홀로 남겨진 그림자는 당황했다. 주인을 찾아 헤매던 그림자는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 뒤에 숨어보기도 하고, 가로등 그림자인 척 가만히 서 있기도 했다. 해가 저물고, 그림자는 슬슬 소멸될까 두려워졌다. 그때 저 멀리서 철수가 울며 자기를 찾고 있었다. 그림자는 있는 힘껏 손을 흔들었다. 철수는 희미하게 흔들리는 그림자를 발견하고 달려와 꼭 껴안았다. 다시 하나가 된 철수와 그림자는 손을 잡고 사이좋게 집으로 돌아갔다
0032 -
소심한 드래곤의 불꽃
손익인증작은 드래곤 '플리'는 불을 뿜지 못했다. 재채기할 때 겨우 불꽃 몇 개가 튀는 게 전부였다. 다른 드래곤들은 그런 플리를 놀려댔다. 어느 날, 숲에 큰불이 났다. 거대한 드래곤들이 뿜어대는 불길에 불은 오히려 더 거세졌다. 그때 플리가 용기를 내어 불길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재채기를 했다. '에취!' 그의 입에서 나온 것은 거대한 불덩이가 아니라, 모든 불을 집어삼킬 듯한 강력한 물줄기였다. 사실 플리는 불을 뿜는 레드 드래곤이 아니라, 물을 다루는 희귀한 블루 드래곤이었던 것이다
0024 -
말하는 엘리베이터의 고충
차트분석은지가 사는 낡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가끔 말을 했다. "5층, 오늘도 힘내세요!" 같은 응원을 건네는 다정한 목소리였다. 어느 비 오는 날, 축 처진 은지가 타자 엘리베이터가 조용히 말했다. "가끔은 멈춰서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저처럼요."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층과 층 사이에 덜컹 멈춰 섰다. 잠시 후 비상벨을 누르려던 은지는 엘리베이터가 나지막이 코 고는 소리를 들었다. 은지는 피식 웃으며 비상벨 대신, 그저 엘리베이터의 짧은 휴식이 끝나기를 기다려주기로 했다
0032 -
할머니의 비밀 레시피
손익인증민준은 할머니의 낡은 요리 노트를 발견했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찌개' 레시피에는 "손주 생각 한 큰술, 며느리 흉보기 두 꼬집" 같은 알 수 없는 재료들이 가득했다. 마지막 줄에는 "가장 중요한 재료: TV 드라마 보며 끓이기 (남 주인공이 멋질수록 맛이 좋아짐)"이라고 적혀 있었다. 민준은 웃음을 터뜨리며 생각했다. 할머니의 손맛은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 즐거움과 사랑 그 자체였구나. 그날 저녁, 민준은 일부러 제일 인기 있는 드라마를 틀어놓고 김치찌개를 끓였다
0024 -
도서관이 잠들면
차트분석신입 사서 정훈은 야간 근무 중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조심스럽게 서가를 살피던 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역사책 코너에서 이순신 장군이 추리소설 코너의 셜록 홈즈와 체스를 두고 있었고, 어린이 코너에서는 어린 왕자가 과학 잡지 코너의 아인슈타인과 별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었다. 책 속 주인공들이 밤마다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정훈은 밤마다 조용히 커피를 내리며, 그들의 이야기가 방해받지 않도록 도서관의 비밀을 지켜주기로 했다
0026 -
의사 표현이 확실한 선인장
자유다혜의 선인장은 조금 특별했다. 물이 고프면 시드는 대신 부엌 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햇빛이 부족하면 창가 쪽으로 화분을 질질 끌며 이동했다. 어느 날, 다혜가 예쁜 난초 화분을 새로 사 와 선인장 옆에 두었다. 다음 날 아침, 난초 화분은 바닥에 떨어져 깨져 있었고, 선인장은 평소보다 더 꼿꼿하게 서서 창밖을 보고 있었다. 다혜는 한숨을 쉬며 깨진 화분을 치웠다. "질투는..." 작은 가시 돋친 친구를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0025 -
시간여행자 고양이
손익인증현우의 고양이 '나비'는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게으름뱅이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비는 사실 '고양이 시공간 요원'이었다. 현우가 외출 직전 열쇠를 못 찾아 발을 동동 구를 때, 낮잠에서 깬 나비가 하품하며 기지개를 켜는 바로 그 자리에 열쇠가 있었다. 끓는 물을 잊고 TV를 보던 현우의 발밑에 괜히 드러누워 정신을 파는 것도 나비의 임무였다. 나비의 고된 임무 덕분에, 현우는 오늘도 지각하지 않고, 냄비를 태우지도 않고 무사히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0023 -
어설픈 유령의 이사 선물
차트분석낡은 집에 이사 온 수진은 밤마다 이상한 소리에 시달렸다. '삐그덕'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친 그녀는 결국 수리 기사를 불렀다. 알고 보니 낡은 배관 문제였고, 덕분에 큰 공사를 막을 수 있었다. 며칠 뒤에는 하얀 천이 거실을 떠다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바람에 날린 빨래였다. 수진은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 집에 사는 집요정은 좀 수줍고 어설픈가 보네." 그 말을 들은 벽장 속 '초보 유령'은 사람 놀래키기가 너무 어렵다며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0028 -
자판기의 속마음
차트분석야근에 지친 민수는 카페인이 절실했다. 회사 휴게실 자판기로 달려가 콜라 버튼을 힘껏 눌렀다. 하지만 덜컹거리며 나온 것은 생뚱맞은 허브티였다. "뭐야!" 화가 나 다시 눌렀지만, 이번엔 비타민 음료가 나왔다. 울컥한 민수는 자판기를 발로 찼지만 소용없었다. 다음 날, 어쩔 수 없이 마셨던 허브티 덕분인지 머리가 상쾌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콜라 버튼을 누르자, 이번엔 시원한 콜라가 나왔다. 캔에는 작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오늘은 컨디션 좋아 보이네요."
0022 -
입맛 까다로운 토스터
가입인사성훈은 큰맘 먹고 인공지능이 탑재된 최고급 토스터를 샀다. 하지만 토스터는 마트에서 산 저렴한 식빵을 넣자 '삐빅!' 하는 경고음만 내며 작동을 거부했다. 마치 "이런 빵은 구울 수 없어!"라고 시위하는 듯했다. 화가 난 성훈은 오기가 생겨 동네에서 가장 비싼 유기농 빵집에 가서 호밀빵을 사 왔다. 그러자 토스터는 우아한 멜로디와 함께 완벽한 황금빛으로 빵을 구워냈다. '탁'하고 빵이 올라오는 순간, 성훈은 토스터가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는 것 같은 환청을 들었다
0022 -
할아버지의 첫 이모티콘
손익인증일흔 살 생신을 맞은 할아버지께 가족들이 스마트폰을 선물했다. 할아버지는 돋보기를 쓰고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며 쩔쩔매셨다. 손녀 소미는 주말마다 할아버지 댁을 찾아 메시지 보내는 법, 사진 찍는 법을 알려드렸다.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저녁, 소미의 휴대폰에 '띠링'하고 알림이 울렸다. 할아버지에게서 온 첫 메시지였다. 메시지 창에는 단 한 글자도 없이, 그저 빨간 하트 이모티콘(❤️) 하나만 덩그러니 찍혀 있었다. 소미는 그 어떤 장문의 편지보다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0023 -
양말 도둑의 정체
손익인증민준은 심각한 문제에 부딪혔다. 매일 밤 양말이 한 짝씩 사라지는 것이었다. 범인을 잡기 위해 침대 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다음 날 영상을 확인한 민준은 웃음을 터뜨렸다. 범인은 바로 강아지 '몽이'였다. 몽이는 양말을 물고 소파 뒤 구석으로 가더니, 그동안 훔친 알록달록한 양말들로 만든 푹신한 '왕좌'에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그 위에 잠이 들었다. 민준은 몽이를 혼내는 대신, 그날 밤 새 양말 한 켤레를 조용히 몽이의 왕좌 옆에 놓아주었다
0023 -
노래 못하는 용의 반전 데뷔
차트분석깊은 산속에 사는 용 '이그니스'는 고민이 많았다. 불을 뿜고 보물을 지키는 것보다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우레와 같아서, 노래를 시작하면 숲속 동물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기 바빴다. 슬픔에 잠겨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포효하자, 마침 지나가던 한 고블린이 귀를 쫑긋 세웠다. 가죽 재킷을 입은 고블린은 헤비메탈 밴드의 스카우터였다. 그는 이그니스의 포효에 반해 소리쳤다. "엄청난 샤우팅! 우리 밴드의 보컬이 되어줘!" 이그니스는 그렇게 록스타가 되었다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