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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엘리베이터의 고충
차트분석은지가 사는 낡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가끔 말을 했다. "5층, 오늘도 힘내세요!" 같은 응원을 건네는 다정한 목소리였다. 어느 비 오는 날, 축 처진 은지가 타자 엘리베이터가 조용히 말했다. "가끔은 멈춰서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저처럼요."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층과 층 사이에 덜컹 멈춰 섰다. 잠시 후 비상벨을 누르려던 은지는 엘리베이터가 나지막이 코 고는 소리를 들었다. 은지는 피식 웃으며 비상벨 대신, 그저 엘리베이터의 짧은 휴식이 끝나기를 기다려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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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잠들면
차트분석신입 사서 정훈은 야간 근무 중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조심스럽게 서가를 살피던 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역사책 코너에서 이순신 장군이 추리소설 코너의 셜록 홈즈와 체스를 두고 있었고, 어린이 코너에서는 어린 왕자가 과학 잡지 코너의 아인슈타인과 별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었다. 책 속 주인공들이 밤마다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정훈은 밤마다 조용히 커피를 내리며, 그들의 이야기가 방해받지 않도록 도서관의 비밀을 지켜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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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유령의 이사 선물
차트분석낡은 집에 이사 온 수진은 밤마다 이상한 소리에 시달렸다. '삐그덕'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친 그녀는 결국 수리 기사를 불렀다. 알고 보니 낡은 배관 문제였고, 덕분에 큰 공사를 막을 수 있었다. 며칠 뒤에는 하얀 천이 거실을 떠다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바람에 날린 빨래였다. 수진은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 집에 사는 집요정은 좀 수줍고 어설픈가 보네." 그 말을 들은 벽장 속 '초보 유령'은 사람 놀래키기가 너무 어렵다며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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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의 속마음
차트분석야근에 지친 민수는 카페인이 절실했다. 회사 휴게실 자판기로 달려가 콜라 버튼을 힘껏 눌렀다. 하지만 덜컹거리며 나온 것은 생뚱맞은 허브티였다. "뭐야!" 화가 나 다시 눌렀지만, 이번엔 비타민 음료가 나왔다. 울컥한 민수는 자판기를 발로 찼지만 소용없었다. 다음 날, 어쩔 수 없이 마셨던 허브티 덕분인지 머리가 상쾌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콜라 버튼을 누르자, 이번엔 시원한 콜라가 나왔다. 캔에는 작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오늘은 컨디션 좋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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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못하는 용의 반전 데뷔
차트분석깊은 산속에 사는 용 '이그니스'는 고민이 많았다. 불을 뿜고 보물을 지키는 것보다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우레와 같아서, 노래를 시작하면 숲속 동물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기 바빴다. 슬픔에 잠겨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포효하자, 마침 지나가던 한 고블린이 귀를 쫑긋 세웠다. 가죽 재킷을 입은 고블린은 헤비메탈 밴드의 스카우터였다. 그는 이그니스의 포효에 반해 소리쳤다. "엄청난 샤우팅! 우리 밴드의 보컬이 되어줘!" 이그니스는 그렇게 록스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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